축산업/정육상식

돼지와 돼지고기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6편 근대시대-2)

오늘도힘차게 2019. 11. 1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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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와 돼지고기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6편 근대시대-2)



일본의 강압적인 재래종과 개량종과의 교배로 돼지의 체격이 점차 커지고, 돼지의 사육두수도 또한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돼지(生豚)와 돼지가죽(豚皮)은 일본의 전쟁물자를 조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탈되었을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서울 외곽 토막민들의 토막집


도시민의 9할 이상이 빈자(貧者)이고, 이들은 대부분 궁민(窮民)이며 또한 농민들이었으며, 농촌은 부자가 1.52%에 불과하고, 빈자가 98.48%”라 할 정도로 일부 상류층을 제외한 조선인 대부분은 매우 궁핍하여 돼지고기를 접하는 것은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조선시대까지 이어져왔던 소고기를 선호하고 돼지고기를 기피하였던 식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었으므로 돼지고기는 소고기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부위별 구분도 덜되었고, 조리방법도 크게 발전하지 못하였으므로, 일본인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던 소수의 조선인은 살코기 위주의 소고기를 즐겼으며, 당시 동아일보에 따르면 불고기는 평양의 명물로서, 모란대(牡丹臺)에서 불고기를 너무 많이 구워 먹다보니 불고기 굽는 연기로 소나무가 시름시름 말라 갔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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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년 5월 5일 동아일보


그에 반하여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하였던 대다수의 조선인들은 일반적으로 매 끼니를 걱정하여야 할 처지였으므로, 일본인이 먹지 않았던 내장부위 등의 부산물로 만든 설렁탕이나 발골과정에서 살코기를 제거하여 뼈밖에 남지 않았던 선술집의 갈비구이 등으로 허전함을 달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선술집


이렇게 일제강점기는 일부 상류층을 제외한 조선인 대부분이 매우 궁핍하였으므로 식문화는 침체기에 해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방신영의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 이용기의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 조자호의 조선요리법(朝鮮料理法), 손정규의 조선요리(朝鮮料理), 홍선표의 조선요리학(朝鮮料理學) 등의 다양한 조리서가 출간되기도 하였습니다.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

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


이 조리서들에는 소고기처럼 다양하진 않지만, 돼지고기편육, 돼지고기구이, 순대국, 돼지고기볶음, 아저찜(兒猪蒸) 등의 요리가 기록되어 있으며,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기록된 돼지고기편육의 조리법을 보면 “돼지의 여러 가지 부위를 편육으로 쓴다. 머리를 으뜸으로 치는 것은 껍질과 귀와 코 모두가 다 맛이 좋기 때문이다. 머리 다음으로는 젖퉁이 고기가 좋고 발목은 팔진미에 든다 할 정도로 좋다”라고 기록되어 돼지의 여러 부위를 조리하여 먹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돼지고기편육


비록 출간된 조리서들에는 돼지고기에 대한 여러 가지 요리방법이 기록되어 있긴 하였으나, 현실은 그러한 기록처럼 돼지고기를 다양하게 요리하여 먹기엔 제한이 많았습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순대국


우선 소고기든 돼지고기든 살코기는 일본인 또는 일본의 침략에 협조한 소수의 조선인들만 접할 수 있었고, 일본의 모진 수탈로 인하여 대다수의 조선인이 매우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온전하게 고기를 즐긴다는 것 자체를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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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농민


다만, 일본은 19세기 중반 근대화과정에서 뒤늦게 육식을 하게 되어 내장 등의 부속물을 조리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여 내장 등을 먹는 문화를 저급한 것으로 치부하여 먹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살코기 이외의 머리·내장·뼈·꼬리 등의 부산물은 비교적 저렴하게 유통될 수 있었고, 당시 일본의 수탈로 만성적인 식량부족으로 고통받던 조선인들은 어쩌다 부산물이라도 생길라치면 적은 양으로도 많은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국이나 탕으로 만들어 먹게 되었습니다.



돼지고기를 즐겼던 중국과 상대적으로 가까웠던 평안도와 함경도 등의 이북지역(以北地域)은 그 영향으로 다른 지역보다 돼지고깃국, 돼지갈빗국, 돼지내폿국(내폿국 : 짐승의 내장을 넣고 끓인 국), 돼지순댓국, 돼지고기냄비탕 등의 다양한 돼지 국물요리 요리가 발달하였습니다.


조선요리 순대국 조리법


이에 반하여 이남지역(以南地域)은 이북지역보다는 상대적으로 돼지고기를 이용한 국물요리가 발달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돼지국밥 등이 그러한데요.


돼지국밥


돼지국밥은 돼지를 주재료로 하여 조리한 국밥으로서, 그 유래에 대하여는 기록이 없어 명확한 고증이 불가능하나, 주로 경상남도 지역에서 널리 먹었던 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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