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정육상식

방혈(放血, bleeding)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1편 방혈의 개요)

오늘도힘차게 2016. 2. 1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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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혈(放血, bleeding)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1편 방혈의 개요)

 

 

 

 

 

 

살아있던 가축의 생체조직은 미생물에 대한 저항력을 유지하며, 체내 각종 기관과 조직이 기능을 발휘하지만, 도축되는 시점부터 가축의 생체조직은 미생물에 대한 저향력을 상실하게 되며, 체내의 기관과 조직 또한 기능을 상실하게 되어 변질과 부패가 진행됩니다.

 

특히, 가축의 체내에 있는 혈액은 단백질과 각종 미네랄 등 풍부한 영양성분을 포함하여 미생물이 발육할 수 있는 최적의 상태를 갖춰 식육의 변질과 부패를 더욱 촉진시키게 됩니다.

 

또한, 도축되는 가축을 기절시킨 상태에서 방혈이 지체되면 가축이 의식을 회복하게 되어 스트레스로 인한 이상육의 발생 및 골절, 피하출혈 등 육질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도축후에는 미세한 혈관을 따라 가축의 체내 구석구석에 퍼져있는 혈액을 신속하게 체외로 빼내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방혈(放血, bleeding)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방혈은 최상의 육질을 가진 축산물을 생산하고 그 육질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그러나, 과거에는 이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거나 잘못된 지식으로 인하여 방혈을 하지 않기도 하였습니다.

 

1123년 고려 중기 송나라 사절의 한 사람이였던 서긍이 고려(高麗)에 1개월간 머물면서 송나라와 다른 점을 저술한 고려도경(高麗圖經)이라는 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고려도경(高麗圖經)

 

“고려는 정치가 심히 어질어 부처를 좋아하고 살생을 경계하기 때문에 국왕이나 상신이 아니면 양과 돼지고기를 먹지 못한다. 또한 도살을 좋아하지 아니하며, 다만 사신에 이르면 미리 양과 돼지를 길렀다가 시기에 이르러 사용하는데, 이를 잡을 때는 네 발을 묶어 타는 불 속에 던져, 그 숨이 끊어지고 털이 없어지면 물로 씻는다. 만약 다시 살아나면, 몽둥이로 쳐서 죽인 뒤에 배를 갈라 장위를 다 끊고 똥과 더러운 것을 씻어 낸다. 비록 국이나 구이를 만들더라도 고약한 냄새가 없어지지 아니하니, 그 졸렬함이 이와같다.”

 

방혈을 하지 않은 축산물의 육질이 좋지 않았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와 유사한 광경은 7~80년대에도 우리 주변에서 종종 목격할 수 있었던 모습이기도 했으며, 재미를 위한 것이었겠지만 영화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내용이기도 했습니다.

 

신장개업

구타유발자들

 

1999년작인 영화 신장개업은 중국집이라고는 ‘중화루’ 하나밖에 없는 시골의 작은 마을에 짜장면과 고기만두가 메뉴의 전부인 ‘아방궁’이라는 또다른 중국집이 들어서면서 발생하는 소동을 그린 영화인데요.

 

아방궁이 개업한지 얼마되지 않아 맛집으로 소문나면서 손님을 모두 빼앗긴 중화루의 왕사장(김승우)은 아방궁의 비법이 인육이라고 생각하고, 밤마다 어디론가 향하는 아방궁의 홍사장(김영호)을 미행하여 경찰과 같이 현장을 덮치게 됩니다.

 

무엇인가를 포대자루에 넣고 흠씬 두들기고 있던 홍사장.

 

 

 

 

경찰이 포대자루를 펼쳐보자 그 안에는 돼지가 있었고, 홍사장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게 우리 집 요리맛의 비법입니다. 고기는 산채로 패죽여야 맛있으니까요.”

 

 

 

 

하지만, 영화와 달리 이런 방식으로 도축하는 것은 가축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이상육(abnormal meat)의 발생원인이 되며, 방혈을 하지 않아 육질의 변색 및 부패를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상의 육질을 가진 축산물을 생산하고 그 육질을 유지하고 저장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방혈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에 1962년 축산물가공처리법이 제정된 이래 1975년 축산물가공처리법 시행규칙에 “방혈법”이 명시된 이후 현재까지 유지되어 오고 있습니다.

 

제2편 방혈의 시기 바로가기 : http://themeat.tistory.com/5132
제3편 방혈부위 바로가기 : http://themeat.tistory.com/5133
제4편 방혈방법 바로가기 : http://themeat.tistory.com/5134
제5편 방혈량 바로가기 : http://themeat.tistory.com/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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