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와 돼지고기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10편 1970년대 국내상황-2)

돼지와 돼지고기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10편 1970년대 국내상황-2)

정부는 돼지고기 파동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1970년대 당시 농가의 부업형태에 머물러 있던 양돈방식을 기업화하여 규모의 경제에 의하여 관리비와 인건비 등을 절감시켜 수익성을 향상시키고, 서울, 부산, 대구 등의 대도시에 축산물공판장과 직매장을 설치하는 한편 축협을 통한 계통출하를 추진하여 유통구조를 개선하려고 하였으며, 돼지고기의 적정가격의 유지 및 수요공급량의 추정과 통계 등의 기초자료로 사용하기 위하여 원가를 분석하는 등의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1974년 개장한 성동구 농협 축산물공판장

이에 1973년 삼성그룹이 연간 5만두의 규격돈을 생산하여 수출하고, 연간 3만톤 규모의 자체사료공장과 연간 5만두를 처리할 수 있는 가공공장까지 설립하려는 계획하에 경기도 용인군 포곡면 유운리 일대 10만평 부지에 대단위 양돈단지를 조성하였습니다.

1973년 용인 삼성 양돈단지

삼성그룹은 일본에서 마리 당 평균 20만원에 랜드레이스(Landrace) 384마리, 라지화이트(Large white) 26마리, 햄프셔(Hampshire) 20마리, 듀록(Duroc) 6마리 등 종돈 4종 436마리를 우선 도입하였고, 점차 발전하여 1976년~1979년까지 삼성의 양돈장에서 출하되는 돼지는 10만 두에 달하게 되었으며, 600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1970년대 용인 삼성 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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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국내 최초로 3원교배로 비육돈을 생산하는 등 과학적인 양돈기술을 도입하여 1990년 폐쇄될 때까지 한국 양돈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1975년 4월 26일 동아일보

이후 1974년에는 두산그룹의 계열사인 두산개발이 충남 서산에 48,000평을 매입하여 돼지목장을 운영하였고, 진로그룹은 1977년 전남 영암군에 대단위 목장을, 삼양그룹은 1979년 전남 영광에 42,500평에 이르는 목장을 사들여 양돈사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1970년대 두산 양돈장

이렇게 기업자본이 양돈사업에 투입되면서 농가의 부업수준에 머물러 있던 양돈업은 점차 전업화되기 시작하였고, 그 영향으로 돼지의 사육두수는 점차 증가한 반면 사육농가의 수는 반대로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양돈 사육 농가 및 사육두수

하지만, 안정적인 돼지고기의 수급을 위하여 다양한 대책들이 시도되던 중 1973년 예기치 않게 중동에서 전쟁이 발생하게 되었고, 석유수출국들은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의에서 원유가격을 인상하는 동시에 원유생산의 감산을 결정하여 기간산업의 대부분을 석유에 의존하고 있던 전세계는 심각한 불황에 직면하게 되는 제1차 석유파동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해외 의존적 경제구조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제1차 석유파동으로 인해 불황 속의 물가상승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경제 불황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상태)이 발생하여 돼지고기를 포함한 대부분의 육류가격이 인상되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이에 불황에 시달리던 소비자들은 주부클럽이나 대한어머니회 등의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육류공동구매를 실시하기도 하였고, 정부는 석유파동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국민생활 안정을 위한 대통령 긴급조치(대통령긴급조치 제3호)”를 단행하였으며, 곡물사료의 절약과 그에 따른 외화부담을 절감시키려는 목적으로 돼지사육보다 토끼, 염소 등의 초식동물사육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기도 하였습니다.

김성진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 긴급조치 제3호를 선포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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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석유파동이 진정된 이후 국내 돼지고기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였고, 대일수출까지 호조세를 보이게 되자 공급량이 부족하게 되어 국내 돼지고기의 가격은 다시 폭등하게 되었습니다.

연도별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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