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정육상식

돼지와 돼지고기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10편 1970년대 국내상황-1)

오늘도힘차게 2019. 12. 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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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와 돼지고기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10편 1970년대 국내상황-1)



정부의 경제성장정책 등에 힘입어 한국의 경제는 1960년대 고도성장을 지속하였고, 국민소득의 증가로 식생활 패턴이 곡물 중심에서 점차 탈피하여 육류 소비량의 비중도 증대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연간 1인당 곡류와 육류 섭취량 변화 추이


하지만, 그 부작용으로 경기과열과 물가상승현상이 심화되었고, 특히나 소고기를 선호하였던 문화가 여전히 남아있던 터라 소고기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게 되었습니다.



이에 정부는 1970년대에 이르러 경제의 안정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하여 경제안정정책을 실시하였으나, 소고기 가격은 좀처럼 잡히지 않았고, 그 결과 소고기보다 저렴하였던 돼지고기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서 돼지고기를 기피하였던 식문화가 조금씩 사라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돼지고기의 수요는 나날이 늘어가는 것과 달리 정부의 정책은 매우 미진하였습니다.


당시 정부는 농가의 소득향상을 목적으로 랜드레이스 등의 개량돼지를 양돈농가에 보급하고, 잔반(殘飯)이나 인분(人糞) 대신 외국에서 원조로 도입된 곡물의 밀기울과 보릿겨 등의 곡물사료를 사용하도록 유도하였습니다.


70년대 양돈가 사료 급여 모습


하지만, 외국의 원조가 점차 감소하게 되고, 국제 곡물가격의 인상으로 사료값이 오르게 되자 농가는 양돈부업을 포기하거나 돼지를 방매(放賣)하였고, 그로 인하여 돼지의 사육두수가 감소하게 되자 돼지고기 가격은 폭등하게 되었습니다.


1973년 7월 14일 동아일보


게다가 전근대적인 유통구조로 인하여 중간상이 폭리를 취하는 구조는 여전하였고, 돼지고기의 가격을 여전히 축산기업조합측에서 사실상 일방적으로 결정하였으며, 정부는 이를 위생감찰 또는 세무조사 등으로 억제하려고만 하였으므로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주기적으로 돼지고기의 가격상승으로 인한 파동과 불매운동 등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지속되었고, 돼지고기가 후한 가격을 받다보니 밀도살이 성행하였으며, 병든 돼지를 도축하거나 심지어 쥐약을 먹여 죽은 돼지를 유통하는 사건까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1972년 12월 20일 경향신문


이에 정부는 반복되는 돼지고기 파동을 대비하여 비축제를 실시하기도 하였고, 돼지수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등 단기적인 대책 이외에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기적인 대책을 점차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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