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정육상식

내장식육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7편 현대시대)

오늘도힘차게 2016. 11. 20.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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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식육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7편 현대시대)

 

 

1940년대 태평양전쟁이 발발하면서 조선의 소는 일본의 군수물자조달을 위한 수탈로 급격하게 숫자가 감소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사정은 해방 이후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습니다.


이에 정부는 매우 제한적이었던 축산물의 수급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안정을 위하여 물가를 통제하였으며, 역용종(役用種) 소도 부족한 상황에서 계속 소를 도축하자 축우도살제한법(畜牛屠殺制限法) 등을 공포하여 소의 도축을 금지하기도 하였습니다.

 

1949.03.06. 동아일보 축우도살제한법 기사

 

하지만, 정부의 이런 시책에도 불구하고 매우 열악하였던 식량수급사정상 고기값은 계속 폭등하게 되며, 내장 등의 부속물도 가격이 폭등하게 됩니다.

 

1950.04.23. 동아일보 육가인상 관련 기사

 

그러던 중 일본의 수탈과 광복 이후의 혼란으로 피폐해진 축산업이 미처 회복되기도 전에 6.25전쟁이 발생하게 되어 국민들은 만성적인 식량부족으로 고통을 겪게 됩니다.


식생활의 가장 기본인 쌀마저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고기와 내장 등이 귀한 식재료가 되다보니 꼼수로 만든 설렁탕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설렁탕은 살코기와 뼈 등에서 우러나온 콜로이드(colloid)로 인하여 국물은 유백색을 띠었고, 이것이 설렁탕의 고유한 특징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이에 가격이 오른 살코기와 뼈의 양을 이전보다 줄이면서 비슷한 유백색의 설렁탕 국물의 색깔을 내기 위하여 미국에서 원조로 들어온 분유를 넣기도 하였고, 국물의 양을 늘리기 위하여 물을 넣은 후 화학조미료로 국물맛을 내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이야기지만, 간혹 군화제작용으로 수입한 쇠가죽을 설렁탕에 넣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1969.7.15. 경향신문 군화용 가죽 설렁탕 관련 기사

 

또한, 쌀 생산량이 부족하였기 때문에 밥 대신에 미국의 잉여농산물 원조로 들어온 밀가루를 이용한 국수를 넣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 1962년 가을, 대흉작으로 인하여 쌀값이 폭등하자 정부는 식량소비의 절약을 위하여 범국민적인 절미운동을 펼쳤으며, 국민 식생활 개선을 명분으로 혼·분식 장려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였습니다.

 

혼분식 장려운동

 

또한, 1964년 1월 24일부터 모든 음식업 종사자는 보리와 면류를 25%이상 혼합해서 팔도록 하고, 같은 해 8월에는 육개장, 곰탕, 설렁탕 등 탕류에 쌀 50%, 잡곡 25%, 면류 25%를 혼합하여 조리하도록 강제하여 국수가 들어가 있는 현재의 설렁탕 모양이 자리잡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국민소득이 증대되어 식생활의 수준 또한 향상되자 전통적인 설렁탕 방식에 의한 누린내를 거북해하는 경우도 발생하였습니다.


이에 1990년대에는 누린내의 원인이 되는 내장과 쇠머리를 빼고 만든 설렁탕을 만들게 되었고, 이렇게 만들어진 설렁탕이 현재의 일반적인 설렁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전통적인 설렁탕을 제조하는 방법에 따르는 곳은 아직도 살코기 이외에 지라 등의 내장을 넣어서 만들고 있습니다.

 

이문설농탕

 

지금은 설렁탕을 소의 내장을 이용한 음식이라 지칭하기 힘들 정도로 그 원형이 많이 사라졌으나, 전통적인 설렁탕은 소의 내장을 이용한 서울의 대표적 음식이었음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설렁탕에 들어가는 내장 이외에도 가축의 내장은 맛도 좋고, 영양가도 풍부하여 현재도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식재료 중의 하나입니다.


전통적으로 가열․조리하지 않고 생으로 먹었던 소의 간, 비장, 천엽 등은 현대시대에도 동일하게 회로 먹거나 구워 먹고 있으며, 그 외에 내장탕, 곱창전골, 곱창구이 등으로, 돼지의 내장은 순대, 순대국, 순대곱창, 해장국, 내장탕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제1편 내장식육의 개요 바로가기 : http://themeat.tistory.com/6364
제2편 내장식육의 한국사-선사시대 바로가기 : http://themeat.tistory.com/6365
제3편 내장식육의 한국사-고대시대 바로가기 : http://themeat.tistory.com/6366
제4편 내장식육의 한국사-중세시대 바로가기 : http://themeat.tistory.com/6367
제5편 내장식육의 한국사-근세시대 바로가기 : http://themeat.tistory.com/6368
제6편 내장식육의 한국사-근대시대 1 바로가기 : http://themeat.tistory.com/6369
제6편 내장식육의 한국사-근대시대 2 바로가기 : http://themeat.tistory.com/6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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