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와 돼지고기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11편 1980년대 국내상황-3)

돼지와 돼지고기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11편 1980년대 국내상황-3)

양돈가의 경쟁적인 돼지입식에 의한 돼지사육마릿수의 급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돼지파동을 방지하기 위하여 정부는 양돈업체에 모돈의 10% 감축명령과 돈사의 신축 및 증축을 억제하는 정책을 추진하였고, 이를 위반한 때에는 양돈업의 등록 및 허가를 취소하도록 하였습니다.

1987년 3월 3일 경향신문

하지만, 돼지의 사육두수는 1987년 6월 사상 최초로 400만 마리를 초과하는 상태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1987년 7월 17일 경향신문

국내 돼지고기 시장이 돼지파동의 발생할 우려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서 1987년 7월 정부는 돼지고기통조림 등의 육가공제품에 대하여 수입을 자유화하였으며, 저렴한 원료육에 의한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외국산 돼지고기통조림이 국내 시장에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하였습니다.

1987년 7월 7일 매일경제

당시 해태상사 등 4개 업체가 8월말까지 약 93톤의 돼지고기 통조림을 수입할 예정이었고, 국내 돼지고기 원료육은 외국산보다 2~2.5배 정도 비쌌기 때문에 수입관세 등을 포함하여도 외국산 통조림은 국내산 통조림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여 국내산 통조림은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1987년 9월 2일 매일경제

따라서, 국내 돼지고기 통조림 시장의 잠식이 불가피하고, 국내 돼지고기의 소비량도 감소하게 되어 양돈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반발하면서 국내 양돈업계가 해태상사의 전품목에 대하여 불매운동을 벌이기로 하자 해태그룹은 수입통조림의 수입 및 시판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1989년 7월 29일 경향신문

그러는 사이 돼지사육두수는 1987년 10월 453만 마리를 넘어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울 정도로 늘어나게 되어 정부는 돼지출하체중을 90㎏에서 80㎏로 하향조정하여 조기출하의 유도로 돼지파동에 대비하려 하였으나, 국제곡물가격의 인상과 돼지고기 통조림의 수입량이 폭증하게 되어 양돈가는 다시 도산위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1987년 10월 2일 경향신문

이런 현상에 대하여 정부는 전체 사육마릿수의 약 10%를 차지하는 대기업의 독과점사육에 의한 부작용을 그 원인이라 판단하여 1989년부터 대기업의 양돈업 신규진출을 금지하고, 대규모 양돈업체의 돼지사육을 억제하는 정책을 추진하자 당시 경기도 용인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양돈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던 삼성은 1991년까지 양돈사업에서 완전철수하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1988년 12월 2일 경향신문

또한, 정부는 1989년 3월 돼지고기 통조림에 이어 햄과 소시지, 베이컨 등의 육가공품에 대하여도 수입을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육가공업계는 당시 시행되고 있던 가격연동제가 돼지의 부위별 또는 육질의 차이와 관계없이 동일한 가격을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돼지룰 부위에 따라 가격이 차등적용되는 제도를 도입하여 저렴한 부위를 돼지고기 통조림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에 요구하기도 하였습니다.

1989년 4월 13일 매일경제

당시 수입통조림은 1987년 수입자유화 직후에는 시장점유율이 14%였으나, 1988년에는 33%, 1989년에는 45%까지 잠식하게 되었고, 국내 돼지고기의 소비량까지 감소시키는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에 국내 육가공업계로서는 그에 대한 대책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1989년 11월 21일 매일경제

하지만, 국내 육가공업계의 바램과 달리 1989년 11월 수입제품으로서는 최초로 수입통조림이 시장점유율 50%를 초과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전국농민단체협의회는 수입통조림 수입업체에 수입중단 및 수입통조림의 전량폐기를 요구하였으며, 수입통조림을 수입하던 대기업은 수입중단을 약속하게 되었고, 축협은 국민적 차원의 수입통조림 불매운동을 전개하기도 하였습니다.

1989년 11월 28일 한겨레

또한, 당시 상공부소속의 무역위원회는 수입통조림의 급격한 수입증가로 국내 통조림 산업 및 양돈업에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판정하여 수입통조림에 대한 관세율 조정 및 수입수량 제한 등의 구제방안을 건의하게 되었으나, 한시적으로 관세를 일부 인상하는 결정을 하게 되어 큰 실효성은 없었습니다.

1989년 12월 28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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