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정육상식

돼지고기의 대분할(大分割, primal cut) 부분육 발골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1편 개요)

오늘도힘차게 2020. 5. 13.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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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고기의 대분할(大分割, primal cut) 부분육 발골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1편 개요)

 

돼지가 우리 민족과 함께 해온 역사는 매우 긴데 반해 우리가 돼지고기를 즐겨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생각보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오랜 기간 우리 민족과 함께 한 재래돼지는 축력을 제공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왜소한 체격에 비하여 왕성한 식욕을 가진 비경제적 가축에 해당하여 현재와 같이 먹거리가 풍족하게 되기 전까지 식량과 물을 두고 인간과 경쟁하는 관계를 형성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돼지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제사(祭祀) 등의 특수한 목적을 위하여 사육되기도 하였지만, 일반적으로 농가에서 부업 차원으로 잔반(殘飯)이나 인분(人糞)을 먹이며 사육하였습니다.

 

 

하지만, 돼지의 생활습성과 생태에 대한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땀샘이 없어 스스로 체온조절을 할 수 없는 돼지가 진흙탕에서 굴러 체온을 식히는 모습과 달리 먹을 것이 없어 인분을 먹는 모습은 돼지가 더럽다는 편견을 갖기엔 충분하였으며, 인분이나 오수(汚水)에 의하여 감염된 돼지를 먹다가 기생충에 감염되거나, 다른 육류보다 지방이 풍부하여 쉽게 부패(腐敗)하는 돼지고기의 특성에 따라 식중독이 종종 발생하여 "여름 돼지고기는 잘 먹어야 본전이다"라는 등의 다양한 속설(俗說)과 돼지고기를 기피하는 문화가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1997.07.10 kbs뉴스

 

게다가 가격 또한 무척 비쌌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않았던 대부분의 서민들은 돼지고기를 접하기가 쉽지 않아 돼지고기는 고기부위도 그리 세분화되지 않았고, 조리방법도 다양하게 발전하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전쟁을 계기로 다양한 변화들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한국전쟁으로 인하여 전 국민의 반 이상이 전재민(戰災民)이 되어 농가에서 사육되던 돼지들 대부분이 방치된 상태로 군인 또는 피난민들의 식량으로 소진되거나 전쟁의 포화를 피하지 못하면서 돼지의 사육두수는 급감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전 당시 돼지 도축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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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전 국민이 만성적인 식량부족으로 고통을 겪게 되자 정부는 재래돼지보다 체격이 크고 성장률이 높았던 랜드레이스(Landrace), 요크셔(Yorkshire), 버크셔(Berkshire) 등의 다양한 개량돼지의 사육을 장려하게 되면서 돼지의 모색(毛色)이 재래돼지의 검은색이 아닌 하얀색으로 점차 바뀌게 되었습니다.

 

랜드레이스(Landrace)

 

또한, 기업자본이 양돈업에 투입되면서 인분과 오수가 아닌 사료에 의한 비육(肥育)으로 바뀌게 되면서 돼지의 사육두수가 급증하는 동시에 기생충에 감염될 가능성이 점차 감소하고, 냉장시설 등이 발전하게 되어 식중독 등의 위생문제가 사라지면서 돼지고기는 국민 먹거리로 점차 자리매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70년대 양돈가 사료 급여 모습

 

거기에 경제가 발전하여 국민들의 생활수준 및 국민소득이 향상되자 식생활 패턴이 곡물 중심에서 육류 중심으로 전환되고, 다른 가축보다 임신기간이 짧고 한꺼번에 여러 마리의 새끼를 낳는 돼지의 특성은 돼지고기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하여 돼지고기는 한국인이 가장 즐겨먹고, 많이 먹는 육류로 손꼽히며 큰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다.

 

1982년 영등포 골목

 

그러다보니 돼지고기의 부위도 점차 세분화되었고, 조리방법도 점차 발전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돼지고기 부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보니 각 지역의 고유한 식육문화와 방언(方言) 등의 영향으로 의사소통에 혼란이 발생하였고, 돼지고기를 분할 및 정형하는 기준도 달라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많았습니다.

 

 

일례로 항정살은 농림부에서 항정살이라고 이름을 붙이기 전에는 살코기에 있는 지방층이 천겹쯤 겹친 것 같다고 하여 천겹살이라고도 하였고, 모서리만큼 아주 조금밖에 나오지 않는 고기라 하여 모서리살 또는 모소리살, 얇게 포를 뜨듯 썰어서 치마살로 부르기도 하며, 목 안쪽에 있는 살이라 하여 목안살 또는 안살이라고도 하여 다양한 이름이 존재하였습니다.

 

항정살

 

이에 통일된 기준을 정립할 필요성을 느낀 정부는 육질이 유사한 근육으로 구성된 부위별로 분할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하여 균일화된 품질과 식육유통질서가 확립될 수 있도록 축산물의 분할정형기준을 도입하여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각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는 부위별 명칭을 조사한 후 1996년 1월 4일 전국적으로 통일된 분할정형기준인 「식육의 부위별 등급별 및 국내산 쇠고기의 구별 표시방법」을 제정하게 되었습니다.

 

1996.12.31 매일경제

 

당시 제정된 “식육의 부위별, 등급별 및 국내산 쇠고기의 구별표시방법”에 따르면 돼지는 안심, 등심, 목심, 앞다리, 뒷다리, 삼겹살, 갈비 등 7개의 대분할 부위로, 대분할 부위는 다시 세분화한 소분할로 안심은 안심살, 등심은 등심살, 목심은 목심살, 앞다리는 앞다리살과 사태살, 뒷다리는 볼기살, 설깃살, 도가니살, 보섭살, 사태살로, 삼겹살은 삼겹살과 갈매기살로, 갈비는 갈비로 12개부위로 구분하였습니다.

 

제정 당시 돼지고기 부위

 

항정살은 그 후 2001년 “식육의 부위별․등급별 및 쇠고기 종류별 구분방법”이 개정되면서 돼지 앞다리 소분할 부위 중의 하나로 신설하고, 목덜미를 의미하는 항정을 따다가 목덜미 부위의 살이라는 의미로 항정살이라고 지칭하게 되었습니다.

 

항정살 부위

 

 

이렇게 「식육의 부위별 등급별 및 국내산 쇠고기의 구별 표시방법」은 수차례 개정을 거치게 되면서 2001년에는 등심에 알등심살과 등심덧살이, 앞다리는 항정살이 추가되어 소분할 부위가 16개 부위로 확대되었으며, 2005년에는 삼겹살에 갈비삼겹이 추가되어 소분할 부위가 17개 부위로, 2007년에는 삼겹살의 갈비삼겹이 삭제되는 대신에 갈매기살, 등갈비, 토시살, 오돌삼겹이, 갈비는 갈비살, 마구리가 추가되어 소분할 부위가 22개 부위로, 2014년에는 앞다리살에 주걱살, 부채살, 꾸리살이 추가되어 소분할 부위가 25개 부위로 확대되어 현재 돼지고기는 대분할 7개 부위와 소분할 25개 부위로 구분되고 있습니다.

 

현재 돼지고기 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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