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정육상식

소고기 분할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1편 소고기 분할의 개요)

오늘도힘차게 2018. 8. 1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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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분할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1편 소고기 분할의 개요)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소 한 마리에서 100가지 맛이 난다는 뜻으로 '일두백미(一頭百味)'라 표현하였고, 고기와 머리, 내장 등을 포함하여 최대 120가지로 세밀하게 나누어 다양한 음식재료로 활용하여 왔습니다.



이에 미국의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Margaret Mead)는 “영국, 프랑스는 소를 35부위로, 동아프리카 보디족은 51부위로 나누어 먹는데, 한국은 무려 120부위로 나누어 먹는다”며 감탄하기도 하였습니다.


마거릿 미드(Margaret Mead)


아래 단어들이 국어사전에 등록된 소고기 부위 중 일부를 열거한 것으로서, 우리에게 익숙한 등심, 안심, 갈비 이외에도 매우 다양한 부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부위들의 명칭은 아마도 소의 도축과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던 사람들에 의하여 해당 부위의 외형이나 재질 등의 유사성에 따라 우연한 계기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명칭으로 정착되었다는 것은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에 의하여 널리 쓰였다는 것을 방증하며, 우리 말에 소의 부위를 일컫는 명칭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민족이 오랜 기간 소를 다양한 부위로 분할하여 먹었다는 것과 이를 가능하게 할 정도의 뛰어난 발골기술을 지녔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물론 소의 부위를 세분화하여 모든 부위를 먹는 음식문화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고유한 문화는 아니지만, 우리나라가 육식위주의 국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육식위주의 여느 국가들보다도 훨씬 더 세분화하였던 것은 매우 독특한 현상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왜 소를 이렇게 많은 부위로 세분화하여 먹게 되었을까요?



소는 부위별로 근육의 강도와 지방량이 달라 미묘한 맛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등심의 부위별 절단면


위 사진은 등심의 척추 마디별 절단면으로서, 같은 등심부위라고 하여도 척추 마디마다 근육량과 지방량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우리 민족이 소를 많은 부위로 세분화한 것은 근육량과 지방량에 따른 미묘한 맛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을 정도의 섬세한 미각문화를 가졌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전통적으로 농경사회였던 우리 민족에게 ‘소’는 살아있는 동안엔 농업을 위한 중요 자산이었을 뿐만 아니라 죽어서는 고기와 젖, 뿔과 가죽, 기름 등을 남기는 고마운 존재였던 동시에 제천의식(祭天儀式) 등에서 신에게 바쳐지는 제물(祭物)로서 신성시되었던 가축 이상의 존재였으므로 버리는 부위없이 모든 부위를 알뜰하게 먹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소를 세분화하였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덕흥리 고분벽화


다만, 그에 대한 통일된 기준이 없었으므로, 각 지역의 고유한 식육문화 및 조리법 등에 따라 소를 분할 및 정형을 하여 소의 부위는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었습니다.



거기에 각 지역에서 제각각 불리고 있던 사투리까지 더해지자 혼란이 가중되어 소비자가 구매목적에 적합한 부위를 선택할 수 없게 하는 문제점이 발생하였습니다.


일례로 “토시살”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토시살은 소의 제9흉추와 제1요추에 부착되어 횡격막 사이의 복강에 노출되어 있는 근육으로서, 내장과 근접하고 있어 육색과 육향이 진하고, 소 한 마리에서 약 550g정도만 생산되는 구이용 특수부위입니다.


토시살 부위


토시살은 한복을 입을 때 팔뚝에 끼워 추위나 더위를 막는 제구의 일종인 토시와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명칭인데요. 


토시살

토시


토시의 한 끝은 좁고 한 끝은 넓은 모양과 토시살의 생김새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 토시살은 모든 지역에서 모두 토시살이라고 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소 한 마리에서 고기의 양이 주먹만큼 나온다고 하여 대구 지역에서는 주먹시라고 하였으며, 경남지방에서는 안거미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북한에서는 토시목이라고 하였고, 토시살이 간을 받치고 있다하여 간받이살, 간접살, 갈비의 안쪽에 위치한 살이라고 하여 갈비속살, 안심에 붙어 있다고 하여 안심추리라고도 하였습니다.


즉, 토시살은 지역에 따라 주먹시, 안거미, 토시목, 간받이살, 간접살, 갈비속살, 안심추리로도 불렸던 것입니다.



통일된 기준과 명칭이 없었던 시절, 꽤나 혼란스러웠을 것이라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이에 소 부위의 분할기준과 명칭을 통일화시켜야 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정부는 통일된 기준과 명칭을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오랜 세월 우여곡절을 겪으며 만들어진 다양한 소 부위의 명칭들이 안쓰이게 되면서 대부분의 명칭이 우리에게 생소하게 된 것입니다.


그럼, 소의 분할과 명칭은 어떤 과정을 거치며 현재에 이르게 되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2편 소고기 분할의 한국사-선사시대 바로가기 : http://themeat.tistory.com/8711

제3편 소고기 분할의 한국사-고대시대 바로가기 : http://themeat.tistory.com/8712

제4편 소고기 분할의 한국사-중세시대 1 바로가기 : http://themeat.tistory.com/8713

제4편 소고기 분할의 한국사-중세시대 2 바로가기 : http://themeat.tistory.com/8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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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편 소고기 분할의 한국사-현대시대 1 바로가기 : http://themeat.tistory.com/8735

제7편 소고기 분할의 한국사-현대시대 2 바로가기 : http://themeat.tistory.com/8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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