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동물의 사냥기술을 습득한 인류에게 오록스는 매우 좋은 수렵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록스의 크기가 워낙 거대하였기 때문에 행여라도 고기가 남게 되면 저장기술이 없었으므로 고기는 금새 변질되었고, 변질된 고기는 버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하여 인류는 자연상태에서 고기가 장기 보존될 수 없다는 지식을 습득하게 되어 오록스를 덫이나 함정 등을 이용하여 산채로 포획하였다가 필요한 때에 도축하는 방법을 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방치된 오록스는 도축되기 전에 굶주려 죽거나 다른 육식동물의 먹이가 되었기 때문에 도축할 때까지 생존시키기 위하여 먹이를 주고, 다른 육식동물로부터 보호를 하면서 원시적 형태의 목축이 시작되었습니다.
목축이 처음 시작되었을 당시, 포획된 오록스는 큰 덩치와 뿔, 야생성으로 인한 호전적인 성격으로 다루기가 매우 까다로웠습니다.
따라서, 주로 덩치가 작은 오록스가 목축의 대상이 되었고, 목축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부족한 탓에 열악한 사료급여 등에 의하여 오록스의 크기는 점차 소형화되었고, 이러한 가축화(家畜化, domestication)과정에서 오록스는 야생성을 잃어 점차 온순한 소로 변하였습니다.
이렇게 수렵의 대상이 아닌 목축의 대상으로 바뀐 소는 축력(畜力)과 동물성 단백질을 제공하는 동시에 토속신앙에 따라 국가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기 위한 제천의식(祭天儀式)이나 길흉을 점치는 제물(祭物) 또는 희생용으로 이용되었습니다.
당시 이해할 수 없는 모든 자연 현상들은 경외(敬畏)의 대상이었을 뿐만 아니라 목축과 농경이 시작된 이래로 하늘의 위상은 더욱 증대되었기 때문에 고대국가에서 제천의식이 발생하게 된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습니다.
이에 국가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기 위한 정성의 표현으로 가장 큰 동물이었던 소를 그 제물로 바쳤으며, 의식을 마친 후에는 참여자들이 제물을 음복하는 행위를 통하여 신과 인간이 함께 공유한다는 의미를 부여하였습니다.
고구려 무용총(舞踊塚) 가무도(歌舞圖) |
고대국가는 선사시대보다는 조금 더 조리방법 등이 발전하였다고는 하나, 여전히 발골지식과 조리경험이 부족하였습니다.
고구려 무용총(舞踊塚) 접객도(接客圖) |
거기에 샤머니즘(shamanism)의 영향에 따라 제물이나 희생용으로 이용되는 소는 흠이 없어야 했기 때문에 통째로 굽거나 훈연한 뒤에 썰어서 먹었습니다.
고구려와 백제, 신라 등의 고대국가가 형성되었던 기간에 그려진 벽화들 중 안악3호에서 발견된 육고도(肉庫圖)는 노루와 멧돼지 등을 갈고리에 통째로 걸어놓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안악3호 육고도(肉庫圖) |
다만, 중국의 역사서인 수서(隋書)와 신당서(新唐書) 등에 따르면 날로 먹거나 육포로 먹는 것이 조금 더 보편적인 소고기의 조리형태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수서(隋書) | 신당서(新唐書) |
이와 유사한 시기였던 진한시대 남월왕묘(南越王墓)에 그려진 부엌벽화를 보면 중국이 한반도보다 발골 및 조리기술이 조금 더 발전하여 몸집이 큰 가축은 대부위별로 분할하여 조리하였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남월왕묘(南越王墓) 부엌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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