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정육상식

소고기 분할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4편 중세시대-2)

오늘도힘차게 2018. 8. 1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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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분할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4편 중세시대-2)



몽골은 중앙아시아 초원지대에서 유목생활을 하던 유목민족으로서, 13세기 초 테무진(鐵木眞)이 주변의 부족을 평정한 이후 주변국으로까지 그 세력을 확장하면서 고려도 전쟁에 휩쓸리게 되었습니다.



고려는 약 30년간 몽골에 대항하였으나, 여몽전쟁(麗蒙戰爭)에 패한 후 몽골과 결혼동맹(結婚同盟)을 맺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왕실을 비롯한 관료 등 수많은 몽골인이 약 150여년간 고려에 머물거나 교류하게 되면서 몽골의 육식문화는 자연스럽게 지배층을 중심으로  퍼지게 되었습니다.


여몽전쟁(麗蒙戰爭)


특히, 불교의 교리권농정책(勸農政策)에 따른 농우(農牛)의 도살금지령으로 접하기 힘들었던 소고기가 육식의 주재료로 변모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선 고려를 정복한 몽골은 일본 원정을 빌미로 고려에 대규모의 소를 공납(貢納)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당시 고려의 목축기술로는 이를 충당할 수 없었습니다.



이에 몽골은 자국의 목축기술을 바탕으로 고려에 소 목장을 개설하여 수요량을 충당하였고, 그 결과 목축기술의 이전으로 소의 사육두수는 획기적으로 증가하게 되어 소고기는 일부 지배층의 전유물(專有物)에서 벗어나 보편적인 동물성 식재료로 변모하게 되었습니다.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 중 별방조점(別防操點) 흑우둔(黑牛屯)


이와 관련하여 고려 말기 이제현의 시문집인 익재난고(益齋亂藁)탐라요(眈羅謠)에 따르면 “관가와 사가의 소와 말만 들에 가득하다”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소고기에 대한 소비가 점차 증가하게 되자 고려는 도축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을 가졌던 말갈인・거란인 등으로 구성된 북방 유목민족들에게 전문적으로 도축을 담당하게 하였습니다.


양수척(揚水尺) 또는 화척(禾尺), 재인(才人)이라 불렸던 이들은 고려 초기의 후진적인 도축방법과는 다르게 타격법(打擊法)으로 소를 도축하였으며, 이는 도축과정에서 가축의 고통을 최소화하여 이상육의 발생원인을 최소화하고, 도축작업의 능률과 고기의 육질을 개선시키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렇게 양수척이 유목생활 등에서 체득한 도축지식과 기술은 고려의 도축을 담당하게 되면서 더욱 전문적으로 발달하게 되었고, 향후 소의 발골기술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발에 치이는 것이 소”라고 할 정도로 소가 많아지고, 도축기술의 발전으로 육질이 개선되었다고 하여도 조리방법이 부적합하여 소고기가 맛이 없었다면 보편화되긴 힘들었을 것입니다.



몽골의 침입 이전, 고려는 소고기를 접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으므로 조리방법도 매우 서툴렀습니다.


이에 반하여 몽골인의 생활환경 대부분은 매우 건조한 사막과 초원으로 이루어져 곡식과 채소의 재배에는 부적합하였고, 마땅한 자원이 없었기 때문에 건조한 초원을 활용하는 목축문화가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성질이 온순하고 방목이 수월한 양을 많이 키웠기 때문에 양고기 조리방법이 매우 발달하였고, 몽골의 척박한 환경은 살코기 이외에 내장과 피까지도 활용하는 육식문화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고려의 기후와 환경은 몽골과 달리 양을 키우기에 적합하지 않았으므로, 이를 소가 대체하게 되었고, 몽골의 양고기 조리방법을 응용하여 소의 살코기 이외에 내장과 피까지도 활용하는 육식문화가 고려에도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고려시대 역사서인 고려사(高麗史)에 “마계량(馬系良)이란 사람이 우두(소의 위)를 즐겨 먹는 탓에 ‘말이 소를 먹는다’고 비웃었다”라고 기록된 것을 보면 소의 내장도 활용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려사(高麗史)


내장은 자칫 잘못 손질하게 되는 경우, 장기 내용물 또는 분변물이 살코기를 오염시키거나 이취(異臭)가 발생할 수 있는 부위로서, 내장을 즐겨먹을 수 있었다는 것은 고려 후기 소의 발골기술과 각 부위에 대한 지식이 상당한 수준이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도축되는 소가 역용우(役用牛)였으므로 육질이 매우 질겼습니다.


고려시대 미륵하생경변상도(彌勒下生經變相圖)의 추수하는 농부


이에 몽골의 양고기 조리방법을 응용하여 살코기나 내장을 얇게 포를 뜨거나 칼등으로 두들겨 연하게 만든 뒤 양념에 구워먹거나 가습가열처리하여 먹는 국과 탕 문화가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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