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육회 만들기
육회는 소고기의 살코기를 얇게 저며 양념에 날로 무친 회를 의미합니다.
육회는 어디서 유래가 되었을까요?
13세기 아시아 대륙을 재패하고 유럽까지 진출했던 징기스칸 몽골 기병대의 뛰어난 전투력은 바로 그들의 기동력에 있었다고 합니다.
몽골군은 병사 한 명당 6 마리의 말을 끌고 전쟁에 나섰고, 타던 말이 지치면 바로 말을 갈아타서 기동력을 유지하였으며, 말을 식량으로도 이용하였습니다.
몽골 기병대는 기동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전쟁을 치르기 전, 양이나 소를 도축해 그 고기를 잘게 썰어 말 안장 아래에 보관하여 기동 중에 먹거나, 모닥불에 구워먹기도 했답니다.
이 당시 유럽인들은 몽골인을 타타르족이라고 불렀으며, 타타르족이 즐겨먹던 요리 중에 타타르 스테이크란 것이 있었습니다.
타타르 스테이크는 날고기를 말안장에 깔고 다니면서 부드럽게 한 후 잘게 썰어서 소금이나 파를 넣어 먹는 요리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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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많이 본 것 같죠?
당시 타타르 지역과 교류하던 독일은 타타르 스테이크를 익혀 먹기 시작하였고, 이것이 독일의 함부르크(Hamburg)를 거쳐서 “함부르크 스테이크”가 되었고, 미국에서는 오늘날의 “햄버거(Hamburger)”가 되었습니다.
한 가지 더 추가로 말씀드리면 타타르란 용어는 몽골군대의 잔혹함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Tartarus" 에서 나온 것 입니다.
타타러스(Tartarus)는 지옥의 가장 깊은 곳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유럽인들에게 비친 몽골군대의 잔혹함은 지옥에서 온 군대로 불릴 만큼 악명이 높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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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몽골족과 타타르족은 구체적으로는 다른 민족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서양인을 잘 구별 못하듯 유럽인들에게는 모두 똑같이 보였겠죠.
이 시기 고려에서도 타타르족을 달단족이라 불렀고, 고려 또한 침략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던 시기였습니다.
이름의 유래를 알고 나니 좀 씁쓸하네요.
다시 돌아와서 육회에 대하여 이야기하도록 할께요.
우리 나라에서는 육회와 관련하여 조선 광해군 때 유몽인이 지은 한국 최초의 야담집인 “어우야담(於于野談)”에는 ‘임진왜란 때 중국 군사 10만 명이 오랫동안 우리 나라에 주둔하였다. 그들은 우리 나라 사람들이 회를 잘 먹는 것을 보고 더럽다고 침을 뱉았다.‘ 그것을 보고 우리 나라 한 선비가 말하기를 '"논어(論語)“에 회는 가늘게 썬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그 중에도 짐승과 물고기의 날고기를 썰어 회를 만들었다고 하였다. 공자께서도 일찍이 좋아한 것인데 어찌 그대의 말이 그렇게 지나친가?‘’라고 하자, 또 중국 사람이 되묻기를 ‘소의 밥통의 고기나 처녑 같은 것은 모두 더러운 것을 싼 것이다. 이것을 회를 해서 먹는다니 어찌 뱃속이 편안하겠는가?’ 하였다. 또 고기를 꿴 것을 구워 먹으면서 그 피를 빨아 먹는 것을 보고 그것을 빼앗아 땅바닥에 동댕이치면서 ‘중국사람은 잘 익은 고기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 이것은 오랑캐의 음식이다.’ 하고 욕을 하였다. 그러자 선비는 또 ‘회나 구운 음식은 모두 고인(古人)들이 좋아하던 것이다. 고서에도 기록이 많이 보이니 어찌 탓할 수 있겠는가?’라고 대답하였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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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조선 광해군 때 이수광이 편찬한 한국 최초의 백과사전적인 저술인 “지봉유설(芝峰類說)”에는 '지금 중국 사람은 회를 먹지 않는다. 말린 고기일지라도 반드시 익혀 먹는다. 우리 나라 사람이 회를 먹는 것을 보고 웃는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조선 말기에 편찬된 저자 미상의 조리서인 “시의전서(是議全書)”에 기록된 육회 만드는 법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기름기 없는 연한 소고기의 살을 얇게 저며 물에 담가 핏기를 빼고 가늘게 채를 썬다. 파·마늘을 다져 후춧가루·깨소금·기름·꿀 등을 섞어 잘 주물러 재고 잣가루를 많이 섞는다. 초고추장은 후추나 꿀을 섞어 식성대로 만든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조선 후기에 왕·왕비·왕대비 등에게 진찬한 기록인 “진찬의궤(進饌儀軌)”에는 '고기·양·처녑·간·콩팥·전복·생합 등을 잘게 썰어 참기름·간장·후춧가루·파·마늘·깨소금으로 만든 양념장에 찍어 먹는 육회의 일종인 갑회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원나라 시대 조리서인 “거가필용(居家必用)"에 "양육회방(羊肉膾方)"이라 하여 '양의 간이나 처녑을 날로 가늘게 썰어 강사(薑絲; 생강을 실처럼 썰은 것)를 넣고 초(醋)에 담가서 먹는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유추하여 보면 원나라 초기에 중국인은 육회를 먹었고, 조선시대 때에는 우리나라에서는 회를 즐겨 먹었으나, 중국은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고려 말에 몽골인을 통하여 회먹는 법을 배우고, 숭유주의(崇儒主義)인 조선시대 때에는 공자가 회를 먹었므로 아무 저항감 없이 회를 먹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알아보겠습니다.
육회와 육사시미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육회는 가늘게 채를 썬 소고기를 익히지 않고 간장, 설탕, 마늘, 참기름, 배즙 등의 양념으로 만든 음식을 의미하고, 육사시미는 소고기로 만든 회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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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시미는 육회와 동일하게 소고기를 이용하지만, 육회는 채썰기를, 육사시미는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생선회처럼 얇게 썰어서 먹습니다.
또한, 육사시미는 육회처럼 미리 양념하지 않고, 생선회처럼 참기름장 또는 초고추장 등의 양념장에 찍어 먹는 것도 차이점입니다.
즉, 육회와 육사시미는 소고기 부위에 따라 구분되는 것이 아니고, 먹는 방법에 따라 구분되는 것입니다.
사시미란 용어가 일본어이므로 명칭에 대해서 논란이 있긴 한데, 이를 대체할 용어가 없다는 문제점이 있답니다.
자, 그럼 육회를 만드는 방법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재료
꾸리살 등의 소고기, 배 1/4개, 다진 마늘, 설탕, 깨소금, 참기름, 간장, 후추
1. 배는 채를 썰어주고 설탕을 뿌려 갈변을 막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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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고기는 고깃결과 반대 방향으로 채썰어 물기를 제거하도록 합니다.
이 때 고기표면을 살짝 얼려서 썰어야 잘 썰립니다.
또한, 생으로 먹는 만큼 소고기의 신선도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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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양념장을 만들어 고기를 무치도록 합니다.
고기를 무칠 때 사람의 체온이 소고기의 신선도를 떨어뜨릴 수 있으나, 젓가락을 이용하여 무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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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배는 접시 가장자리에 사방으로 돌려담고, 가운데 육회를 담습니다.
계란 노른자를 올려주기도 합니다.
또한, 배가 없을 때에는 무로 대체하여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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