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을 기준으로 국내에서 유통되는 돼지고기의 약 98%는 탕박방식에 의하여 털을 제거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탕박방식의 비율이 꾸준하게 증가한 결과로서, 우리나라는 돼지의 털을 모두 탕박방식에 의하여 제거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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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박과 박피의 비율 |
그럼, 과거에는 돼지의 털을 어떻게 제거하였을까요?
사실 이에 대한 문헌들은 그리 많지 않으나, 탕박방식보다는 박피방식이 선호되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우리나라의 고유품종인 재래돼지(Korean Native Pig)는 약 2,000년전 만주지역에서 서식하던 소형종 돼지가 한민족과 함께 한반도에 유입된 이후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까지는 고유한 형태를 계속 유지하여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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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재래돼지 풍속화 |
우리가 돼지를 떠올렸을 때 일반적으로 연상되는 돼지와는 조금 차이가 있죠?
재래돼지의 특징들이 기록된 조선농업년감, 조선농업편람 및 조선농업론 등의 과거 문헌들을 종합하면 “재래돼지는 피모가 흑색으로 체격은 왜소하고 체중은 22.5~32.5kg이며, 머리는 길고 뾰족하며, 배는 심히 하수되어 있고, 만숙에다 비만성이 없으나 체질은 강건하고, 번식력도 양호하며, 특히 육미는 조선 사람들의 입맛에 적합한 것 같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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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농업론 |
이런 내용들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고유품종인 재래돼지는 몸 전체가 검은 색이었고, 털은 여타 다른 돼지의 품종보다 굵고 깊게 박혀 있는 조강모였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재래돼지의 털은 탕박방식으로 제거하는 것보다는 박피방식으로 제거하는 것이 피혁제품의 활용면에서도 더 효율적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644년에 편찬된 진(晉)나라 역사책인 진서(晉書)에는 부여(夫餘)에서 사육되던 재래돼지와 관련하여 “이 나라에는 소와 양은 없고 돼지를 많이 길러서, 그 고기는 먹고 가죽은 옷을 만들며 털은 짜서 포(布)를 만든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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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서 |
즉, 부여에서는 재래돼지를 도축하는 과정에서 가죽과 털을 활용하기 위하여 가죽을 벗겨 털을 제거하는 박피를 하였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또한, 김육불(金毓黻)이 쓴 발해에 관한 역사서 발해국지장편(渤海國志長編)에 따르면 738년 발해가 당나라에 돼지가죽 1000장을 수출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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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국지장편 |
이런 사실들을 볼 때 고대시대에는 재래돼지의 가죽과 털의 특성 등을 고려할 때 탕박방식보다는 박피방식에 의하여 도축하였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제2편 돼지 탕박의 현황 바로가기 : http://themeat.tistory.com/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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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편 돼지 탕박의 역사-근세시대 바로가기 : http://themeat.tistory.com/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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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편 돼지 탕박의 방법-탕박의 종류 바로가기 : http://themeat.tistory.com/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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