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정육상식

돼지와 돼지고기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12편 1990년대 국내상황-3)

오늘도힘차게 2019. 12.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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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와 돼지고기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12편 1990년대 국내상황-3)



돼지고기의 가격이 폭등하게 되자 유통업자들의 사재기현상이 발생할 기미가 보였고, 정부는 돼지고기의 매점매석(買占賣惜)을 집중단속하는 한편,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덴마크, 영국, 미국, 아일랜드 등에서 돼지고기를 무제한 수입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1994년 8월 5일 한겨레


정부의 이런 조치는 분명 국내 돼지고기시장의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였던 것과 동시에 UR협상에 따른 의무적인 수입에 해당하였으나, 동시에 한국시장을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미국산 육류수출시장으로 평가하였던 미국이 한국시장에 대한 판매공세를 강화시키는 계기로도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정부의 정책과는 별개로 당시 정육점업자들로 구성된 축산기업조합중앙회는 ‘축산물 소비자가격안정을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돼지고기의 소비를 늘리기 위하여 돼지고기의 가격을 자율적으로 인하하기도 하였습니다.


축산물 소비자가격안정을 위한 결의대회


하지만, 1994년 폭염으로 돼지가 대량 폐사하여 돼지고기의 공급이 부족하게 된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1995년에 들어서면서 돼지고기의 가격은 연중 최고치를 계속 경신할 정도로 상승하자 정부는 돼지고기를 계속 수입하였으며, 미국은 냉동육의 수출에 이어 냉장육을 수입하지 않는 한국정부를 WTO에 제소하여 결국 냉장육까지 수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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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대량의 돼지고기가 외국으로부터 수입된 이후에야 국내 돼지고기시장의 가격은 점차 안정되기 시작하였고, 정부는 그제서야 돼지고기 수입자유화로부터 국내 양돈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1995년 7월 대기업의 축산업 신규진출을 다시 허용하고, 돼지사육의 상한선을 농가당 모돈 2000마리로 상향조정하였으나, 물밀듯 들어오는 수입산 돼지고기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1995년 7월 28일 동아일보


수입산 냉장 돼지고기가 시중에 풀리게 되자 수입산과 국내산과의 차이를 구별하기 힘든 맹점을 이용하여 수입산 돼지고기를 국내산 돼지고기로 둔갑시키거나 국내산 돼지고기에 수입산 돼지고기를 섞어파는 등 각종 꼼수들도 등장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1996년말에 발생한 돼지호흡기질환 및 설사병의 유행으로 자돈(仔豚)이 대량폐사하여 돼지사육두수가 급감하여 돼지고기 가격은 점차 상승하면서 1996년 1년간의 자율계도기간을 마친 식육구분판매제도가 1997년부터 전국 식육판매업소를 대상으로 시행이 되었습니다.


1996년 12월 31일 매일경제


당시 제정된 “식육의 부위별, 등급별 및 국내산 쇠고기의 구별표시방법”에 따르면 돼지는 안심, 등심, 목심, 앞다리, 뒷다리, 삼겹살, 갈비 등 7개의 대분할부위로, 대분할부위는 다시 세분화한 소분할로 안심은 안심살, 등심은 등심살, 목심은 목심살, 앞다리는 앞다리살과 사태살, 뒷다리는 볼기살, 설깃살, 도가니살, 보섭살, 사태살로, 삼겹살은 삼겹살과 갈매기살로, 갈비는 갈비로 12개부위로 구분하였습니다.


제정 당시 돼지고기 부위명


또한, 돼지고기는 3개 부위 이상을 진열하여 판매하되, 목심, 삼겹살 부위는 반드시 진열하여 판매하도록 하고, 식육판매표지판을 제작하여 해당 부위가 놓인 진열대 전면에 배치하도록 하였습니다.


제정 당시 식육판매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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