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정육상식

돼지와 돼지고기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12편 1990년대 국외상황-3)

오늘도힘차게 2020. 1. 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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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와 돼지고기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12편 1990년대 국외상황-3)



1994년 여름의 가뭄과 폭염으로 폐사돈이 급증하여 국내 돼지고기 공급이 부족하게 되자 돼지고기의 수출은 잠시 주춤하게 되었고, 정부는 국내 돼지고기 가격의 폭등을 막기 위하여 돼지고기를 대량으로 수입하여 가격을 안정시켰습니다.


돼지고기의 수입으로 국내 돼지고기가격이 안정화되고, 정부의 수출용 규격돼지의 생산시책 추진으로 돼지고기의 수출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자 일본의 수입요청에 발맞춰 수출량은 점차 증가하였습니다.


1996년 11월 18일 동아일보


게다가 1997년 3월 일본의 수입돼지고기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던 대만에서 돼지구제역이 발생하여 대만산 돼지고기의 수입이 금지되자 대일수출량이 폭증하게 되어 물량확보에 비상이 걸릴 정도였습니다.


1997년 4월 2일 경향신문


그러다보니 국내 돼지고기의 가격은 상승하게 되었고, 일시적이긴 하나 돼지고기의 가격이 소고기가격을 넘어서는 기현상까지도 발생하였습니다.


1997년 5월 24일 동아일보


하지만, 1997년 7월 축산물시장이 완전개방되면서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부위인 삼겹살과 목살 등이 대량으로 수입되어 수요량보다 공급량이 더 많아지게 되었고, 9월에는 미국 네브라스카산 소고기에서 대장균의 일종인 O-157균이 검출되는 사건이 발생하여 축산물 전반에 대한 불안이 팽배하게 되어 한우를 비롯한 국내산 돼지고기의 수요량도 급감하여 가격도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1997년 10월 11일 매일경제


또한, IMF 외환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로 축산물의 소비가 감소하고, 환율의 상승으로 사료가격과 유가가 급등하게 되어 양돈농가는 돼지사육의 포기로 돼지를 대규모로 출하하는 바람에 산지돼지가격은 더욱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1997년 12월 30일 동아일보


한국산 돼지고기의 최대 수입국이었던 일본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태국을 시발점으로 촉발된 외환위기는 동남아시아에 이어 동아시아 전체로 번져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쳤을 정도였으므로 일본도 경기침체로 인하여 축산물의 소비가 감소하게 되어 돼지고기의 수입중단을 통보하게 되어 대일수출이 잠시 중단되었습니다.


동아시아 외환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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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돼지고기의 수출이 전적으로 일본에 의존하고 있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으므로, 일본의 돼지고기시장 여건 등에 따라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수출량이 결정되는 불안정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수출국이나 수출품목을 다변화하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대만에서 돼지구제역이 발생하게 되자 대만에서 종돈을 수입하였던 홍콩, 필리핀 등의 동남아시아 국가가 우리나라에서 종돈을 수입하기 시작하였고, 정부의 종돈의 개량 및 수출용 규격돼지의 생산시책 등에 힘입어 돼지고기의 품질이 개선되자 유럽의 에스토니아(Estonia)와 러시아에서도 수입요청이 이루어지고, 대만은 돼지의 부산물을, 안심이나 등심 등의 부위를 부분육형태로만 수입하던 일본은 지육형태로도 수입하는 변화들이 조금씩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대만 핀퉁시 군인들이 구제역으로 죽은 돼지를 옮기는 모습


하지만, 돼지고기의 대부분이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은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에 1999년 2월 일본이 돼지콜레라의 완전근절을 목표로 돼지콜레라가 발생한 지역의 돼지 및 돼지고기 수입을 금지하는 발표를 하여 대일수출에 또 다시 먹구름이 끼게 되었습니다.


1999년 2월 9일 한겨레


일본이 돼지콜레라가 발생한 지역에서 반경 10㎞ 이내에서 사육한 돼지고기는 수입을 금지하도록 하고, 향후 돼지콜레라의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나라에 대하여도 수입을 금지하여 돼지고기의 수입을 엄격하게 규제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입니다.


1999년 5월 18일 매일경제


당시 1996년 전국에서 4,498마리의 돼지가 돼지콜레라에 감염된 것을 고비로 1997년 1,912마리, 1998년 985마리로 발병률이 점차 감소하다가 1999년 8월 경기지역 5개 양돈농가에서 1,683마리가 감염되는 등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었으므로, 자칫 일본으로의 돼지고기 수출이 전면금지될 수 있었으므로 정부는 돼지콜레라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지역담당반을 구성하여 양돈가에 예방접종을 독려하는 한편 예방접종실시명령고시를 개정하여 돼지콜레라 예방주사를 맞지 않은 돼지의 도축을 제한하였습니다.


전국 돼지콜레라 예방접종지원단 발대식 모습


정부가 이렇게 대일수출이 중단되지 않도록 돼지콜레라의 예방에 한창 힘쓰고 있던 중 벨기에에서 수입한 돼지고기에서 발암물질의 일종인 다이옥신이 검출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kbs 뉴스 다이옥신 보도


정부는 즉시 벨기에산 돼지고기의 수입을 중단하고 회수조치에 나섰으나, 이미 상당량이 유통된 이후였으며, 이로 인하여 육류에 대한 소비자 불안심리는 벨기에산 돼지고기만이 아닌 다른 축산물에도 확산되어 한동안 모든 축산물과 그 가공품의 수요와 가격까지 급감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다이옥신파동으로 수입축산물을 회수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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