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와 돼지고기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12편 1990년대 국내상황-1)

돼지와 돼지고기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12편 1990년대 국내상황-1)

1990년대에 이르러 우리나라 경제는 세계경기의 침체와 고유가 등에 의하여 수출증가율은 다소 하락하였지만, 다행히 내수가 증가하여 경제성장률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90년대 경제성장률

하지만, 대외적으로 UR협상 등의 불안요소가 많아 물가는 불안정한 상태였으며, 세계 각국의 통상압력 등에 의하여 축산물 개방의 폭이 점차 확돼됨에 따라 국내 축산물의 품질고급화를 통한 경쟁력 향상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정부는 중매인과 식육업자가 임의로 육질을 구별하는 기존의 축산물유통구조에서 돼지고기의 품질개선 및 대외적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지육상태에서 육질에 따라 육류의 등급을 책정하는 육류등급제를 도입하였고, 서울 3대 축산물도매시장 우선 실시한 후에 전국으로 확대시키기로 결정하였으며, 부위별로 구분하여 가격을 책정하여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육류가격 자율화도 장기적으로 추진하기로 하였습니다.

서울가락동 축협공판장에서의 육류등급제 실시 장면(1992년 7월 1일)

또한, 국제동물애호단체가 우리나라에 대하여 동물학대행위를 금지하는 방안을 요구하여 정부는 외교 및 무역문제의 발생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동물을 잔인하게 도살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제정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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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내 축산물이 대외적 경쟁력을 갖추기 이전인 1987년에 돼지고기통조림이 수입자유화되었고, 2년만에 국내 시장의 50%를 잠식한 것도 모자라 햄과 소시지 등의 육가공품도 1990년 1월부터 수입이 자유화되었습니다.

외국산 돼지고기통조림

수입 육가공품의 시장잠식은 국내 돼지고기의 소비량까지 감소시키는 문제와 직결되었으므로 축협은 ‘수입통조림 불매운동’을, 전국농민단체협의회는 ‘수입통조림 수입중단요구’, 대한양돈협회는 ‘돼지고기 한근 더먹기 운동’ 등을 전개하였으나, 국제곡물가격의 인상 등으로  양돈가의 양돈포기 사태가 발생하여 돼지고기의 공급량 감소로 가격은 오히려 상승하게 되었습니다.

농축산물 수입저지 및 제값받기 전국농민대회

따라서, 돼지고기를 사용하고 있던 육가공업체의 통조림, 요식업소, 음식가격이 동반인상하게 되어 돼지고기가격은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문제점까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국내 육가공업계는 원료육의 가격상승에 인한 원가압박으로 경영이 악화되므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료육의 수입허가를 정부에 요구하였고, 양돈가는 국내양돈기반에 악영향을 줄 것을 염려하여 수입을 반대하며 서로 대립하게 되었습니다.

1990년 8월 18일 매일경제

여기에 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까지 가세하여 돼지고기가격의 폭등이 물가안정과 서민가계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원인이므로 돼지고기가격이 적정수준으로 하락할 때까지 ‘돼지고기 안먹기운동’을 전개하여 국내 돼지고기시장은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1990년 6월 29일 동아일보

이에 정부는 돼지고기의 가격상승 원인이 모돈수의 감소이며, 이는 정부가 독과점사육에 의한 부작용 및 부동산투기를 방지하기 위하여 시행한 대기업의 양돈업 진출 및 대규모 양돈업체의 사육을 억제하는 정책에 의한 것이라 판단하여 1990년 11월 대규모 양돈업체의 신규허가를 제한하였던 방침을 폐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1990년 11월 1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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