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정육상식

돼지와 돼지고기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12편 1990년대 국외상황-2)

오늘도힘차게 2020. 1. 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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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와 돼지고기의 한국사에 대하여 알아봅시다...(제12편 1990년대 국외상황-2)



1990년대에 이르러 일본은 등심이나 안심 등의 수요량이 증가하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우리나라로부터 돼지고기 냉장육을 수입하길 원하고 있었으나, 우리나라가 돼지의 사육마릿수 부족 등에 의한 가격상승으로 수출중단이 장기화되는 바람에 국내 수출업체는 수출을 포기하거나 일본이 거래선을 대만 등의 다른 나라로 이전하기도 하였으며, 국내 수출업체가 거래선을 유지하기 위하여 적자를 감수하기도 하였습니다.


1991년 2월 20일 매일경제


이미 수출기반에 많은 타격이 발생한 상황이었지만, 정부는 수출시장을 완전히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에 수출업체에 대하여 도축세 등의 관련세금을 경감하고, 수출금액의 범위내에서 원료육인 돼지고기를 수입할 수 있도록 수입권을 주는 방안 등으로 수출유인정책을 전개하였습니다.


1991년 6월 6일 동아일보


또한, 돼지사육마릿수를 증가시키기 위하여 개별 양돈농가 당 모돈을 1000마리로 규제하고 있던 방침을 완화하여 1500~2000마리까지 사육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침까지 검토하게 되었습니다.


1991년 6월 24일 동아일보


그러던 중 1991년 8월 충청남도 서천의 상가집에서 마련한 돼지고기, 가오리회 등의 음식을 먹은 조문객 85명이 집단으로 콜레라가 발병하여 그 중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고, 당시 지금의 보건복지부에 해당하는 보건사회부(保健社會部)가 콜레라의 예방수칙으로 ‘삶은 돼지고기 먹지 말라’라고 발표하여 돼지고기의 수요가 급감하고, 일본에서는 한국산 돼지고기의 수입을 금지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게 되었습니다.


서천 인근의 군부대가 콜레라 방역활동을 지원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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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콜레라 예방수칙을 발표한 이후 양돈가에서는 돼지를 대량으로 출하하여 산지돼지가격은 폭락하였고 수요량까지 감소하게 되자, 정부는 수출촉진 자금지원으로 수출을 독려하여 대일수출물량은 다시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1992년 2월 19일 매일경제


하지만, 저성장으로 인한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가격경쟁력이 우수하였던 수입육가공품 소비량의 폭증으로 국내산 돼지고기의 소비량이 감소하게 되자 돼지사육두수는 1992년 9월 566만 마리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게 되었고, 산지돼지가격과 돼지고기가격은 동반하락하게 되었습니다.


돼지 산지가격 추이


국내 돼지고기시장은 가격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으나, 이는 수출업체 입장에서 대외적인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것과 동일하게 되어 돼지고기의 수출은 1993년부터 다시 급증세로 돌아서게 되었습니다.


돼지고기 수출실적


정부 또한 수출을 독려하기 위하여 수출용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양돈가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수출촉진정책을 펼쳤고, 엔고현상(円高現象)까지 발생하여 대일수출물량은 급증하게 되었습니다.


1993년 3월 14일 한겨레


이에 정부는 수출을 더욱 촉진하기 위하여 규격화된 돼지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수출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였고, 당시 상공자원부는 돼지고기를 대일수출 유망품목으로 선정하여 대일수출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하였습니다.


1993년 6월 13일 한겨레


당시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일본과 가장 가까웠고, 등심, 안심 등의 살코기를 선호하였던 일본인의 성향과 삼겹살, 갈비, 목살 등을 선호하였던 한국인의 성향이 뚜렷하게 구분되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 일본의 돼지고기시장은 대만과 덴마크가 대부분을 점유하고,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2%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미미한 수준이었으므로 수출성장의 가능성의 매우 높아 보였습니다.


1994년 1월 5일 경향신문


하지만, 국내 돼지고기산업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정부와 수출업체의 노력에 의하여 1994년 5월 국내에서 생산되는 돼지고기에 대한 일본의 검역절차가 면제되어 대일수출은 더욱 활기를 띠는 것처럼 보였으나, 1993년 하반기 돼지설사병과 위장병 등이 유행하게 되면서 수많은 돼지가 폐사(斃死)한 것도 모자라 기상 관측 사상 최악이라 불렸던 1994년, 가뭄과 폭염으로 폐사돈(斃死豚)이 급증하고 저조한 체중증가율로 돼지고기의 공급이 부족하게 되어 가격이 폭등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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