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죽산군(竹山郡)은 현재 경기도 안성시의 죽산면, 일죽면, 삼죽면과 용인시의 백암면, 원삼면을 포함하는 행정구역으로서, 당시 죽산은 차령산맥 북쪽의 군사교통요지로 목천(木川)ㆍ음성ㆍ진천의 남쪽지방과 양지·용인의 북쪽지방을 연결하였으며, 좌찬역(佐贊驛)과 분행역(分行驛)은 삼남지방(三南地方 :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을 잇는 내륙교통의 요충지였습니다.
해동지도(海東地圖) 죽산부(竹山府) |
또한, 죽산군은 돼지를 많이 사육하였고, 돼지의 부산물을 구하는 것이 수월하였으므로 돼지의 선지와 각종 채소를 다지고 섞어 만든 양념한 뒤 돼지창자 속에 넣고 찐 순대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 중 가장 돼지를 많이 키웠던 백암면에는 서울과 수원·안성 등 경기지역 상권을 연결하는 장시(場市)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고, 이를 1770년에 간행된 동국문헌비고(東國文獻備考)에서는 이를 배관장(排觀場), 1827년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에서는 배감장(排甘場)이라고 지칭하였습니다.
1914년 한강유역의 주요 장시 중 백암장 |
당시 배관장(排觀場) 또는 배감장(排甘場)이라 불렸던 장시에서는 다른 지역의 순대와 달리 돼지의 선지에 호박·부추·숙주·두부·콩나물 등의 채소를 돼지창자 속에 듬뿍 넣어 담백한 맛을 자랑하는 순대와 순대국밥을 장시에 모여든 인파를 상대로 팔기 시작하였는데 그 맛이 좋아 입소문을 타고 이 지역의 명물(名物)이 되었습니다.
이후 20세기에 이르러 백암(白岩)으로 표기되면서 배감장은 백암장으로, 순대는 백암순대로 명명되어 경기도 용인의 토속음식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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